금융위, 외환카드 분사 승인…연내 하나카드와 합병할 듯

통합으로 점유율 8.1%, 업계 6위권 기대
외환銀 노조 "외환카드 분할은 하나지주 위한 특혜성 조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외환카드의 분사가 마침내 최종 결정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안에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을 완료할 예정인 가운데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특혜성 조치”라면서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위원장 신제윤)는 27일 제15차 정례회의를 개최, 외환은행의 신용카드부문 분할 및 외환카드의 신용카드업 영위를 각각 인허가했다. 지난 5월의 예비인가에 이어 본인가가 내려진 것이다.

이로써 외환은행 카드 부문을 분할해 하나카드와 통합하기 위한 길이 열렸다. 하나금융지주는 다음달 1일 외환카드 창립주주총회를 개최한 뒤 즉시 하나카드와의 통합을 위한 절차를 진행, 연내 통합 작업을 끝낼 방침이다.

외환카드와 하나카드가 통합할 경우 카드자산 6조원, 시장점유율 8.1%, 업계 6위권의 중견 카드사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카드 통합을 통해 경제 기반 비용 효율화 시너지 750억원, 양사 역량 결집 기반 수익창출 시너지 870억원 등 약 1600억원 규모의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외환은행은 이번 분할을 위해 280억원의 예산을 들여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고객정보가 보관된 전산시스템의 물리적 분리를 완료했다.

금융위도 “고객정보 분리와 관련해 외부 감리기관의 IT분리 적정성에 대한 감리를 통해 ‘적정’ 의견을 받았으며, 금융감독원의 4차례, 8일간의 전산분리 현장점검도 모두 이상 없이 통과했다”고 전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외환카드 분사가 승인된 뒤 사내 메일을 통해 “새 카드사로 전적한 직원들의 건승을 기원한다”며 “외환은행과 외환카드가 힘을 합쳐 신뢰받고 앞서 가는 글로벌 금융서비스로 고객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은 2025년까지 비은행부문 이익 비중을 30%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라며 “카드사 성장이 전략목표 달성의 주요 성공 요소인 만큼 그룹 차원의 다양한 지원과 시너지 방안을 마련해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외환은행 노조는 “이번 본인가는 하나지주를 위한 특혜성 승인 조치”라면서 거세게 반발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외환카드 분할은 처음부터 금융감독원이 요구하는 하나카드의 자기자본비율을 맞춰주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며 “하나카드가 신용카드사 레버리지 비율을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금이 약 7000억원 중 대부분을 외환은행 출자로 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외환은행이 자산 3조원 규모의 알짜배기 흑자사업인 카드 부문을 영업양수도 대가를 받기는 커녕 오히려 6400억원의 자본금까지 출연하면서 분리함에 따라 외환은행의 건전성과 영업력 및 수익력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됐다”고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는 “카드 분할은 명백한 ‘2.17 노사정 합의 위반”이라며 “외환카드 직원 생존권을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 ‘은행 조기합병 건’을 두고도 사측과 대립을 거듭하고 있어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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