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G20 중 5번째로 많이 떨어져

美 조기 금리인상 우려·신흥국 불안에 환율 변동폭↑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올해 1분기에 세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5번째로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1분기 중 외환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3월 말 현재 원·달러 환율은 1064.7원으로 지난해 말(1,055.4원)보다 9.3원 올랐다. 원화 가치가 0.9% 떨어진 셈이다.

G20 통화 가운데 아르헨티나 페소화(-18.5%), 러시아 루블화(-6.2%), 캐나다 달러화(-3.9%), 중국 위안화(-2.6%) 다음으로 큰 폭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란드화(-0.4%)와 멕시코 페소화(-0.1%)가 그 뒤를 이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7.2%)와 브라질 헤알화(4.0%), 호주 달러화(3.9%), 인도 루피화(3.6%) 등 나머지 G20국가 통화들은 달러화보다 가치가 높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초 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국 금융불안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했다"며 "다만, 1분기 후반에는 이런 우려가 완화되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신흥국 금융불안 속에 환율 변동폭도 커졌다.

1분기 원·달러 환율의 일중 평균 변동폭은 4.9원, 전일 대비 평균 변동폭은 3.8원으로 지난해 4분기(각각 3.4원·2.0원)보다 늘었다.

이는 일부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하고 위안화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 측의 분석이다.

1분기 중 원·달러 환율 변동성(전일 대비변동률 기준)은 0.36%로 전분기보다 0.17%포인트 상승했다.

변동성 자체는 G20 통화 가운데 6번째로 낮은 수준이지만, 전분기보다 변동성이 얼마나 많이 늘었는지를 따져보면 금융불안을 겪은 아르헨티나 페소화 (0.27%포인트), 터키 리라화(0.22%포인트), 남아공 란드화(0.21%포인트) 다음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크게 증가했다.

1분기 중 은행간 시장의 외환 거래 규모(외국환중개사 경유분 기준)는 하루 평균 196억달러로 전분기(173억7000만달러)보다 증가했다.

조선·중공업체 수주 호조로 선물환 매도가 증가하면서 국내 기업의 선물환 거래는 전분기(64억달러 순매입)보다 줄어든 47억달러 순매입을 기록했다.

비거주자가 국내 외국환은행과 매매한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는 지난해 4분기 44억5000만달러 순매도에서 84억2000만달러 순매입으로 바뀌었다.

세계파이낸스 뉴스팀 fn@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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