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근 삼성證 은퇴설계연구소장 "'은퇴의 정석'은 은퇴학교에서"

사진=신상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
"'은퇴의 정석'을 가르쳐 드립니다."

삼성증권이 운영하고 있는 은퇴학교에는 직장을 그만두거나 그만둘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여기에는 증권업계의 고달픈 불황의 그늘도 찾아볼 수 없다. 막막하기만 한 미래를 헤쳐나가려는 열기가 가득하다.

이런 은퇴학교 붐의 중심에는 신상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51)이 있다.

신 소장은 13일 삼성증권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재작년 5월과 7월부터 시작한 '부부 은퇴학교'와 '찾아가는 은퇴학교'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와 무관하지 않다"며 "이는 아직도 한국 은퇴시장이 초보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은퇴학교가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받은 것은 단순히 은퇴준비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프로그램 차원을 넘어 생활패턴의 변화와 함께 투자 체험 기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했기 때문.

신 소장은 먼저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들이 현재의 자산을 잘 나눠 쓰도록 조언했다.

그는 "베이비붐 세대가 돈을 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고, 모은 돈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잘 풀어쓰느냐가 중요하다"며 “소비 수준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고, 자산유동화 측면에서 전체 자산 중 일정 자산을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통해 늘려가고 매달 현금화할 수 있는 부분을 분리해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투자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은퇴학교 프로그램 중 '부부 은퇴학교'는 50~60대의 부부를 대상으로 은퇴에 대비한 인생설계 방법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인기가 높아 항상 신청자들이 정원을 넘어서고, 한 번 들은 사람이 다시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등 관심이 높다고 귀띔했다.

또한 삼성증권의 '찾아가는 은퇴학교'는 현장을 방문해 은퇴를 대비한 생애설계방법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인데 은퇴설계를 필요로 하는 기업체, 문화센터, 부녀회 등에서의 방문 요청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이렇게 은퇴학교를 은퇴설계의 명문으로 자리매김해나가고 있는 신 소장은 지난 1999년 증권계에 첫발을 들여놓은 후 한국투자신탁증권 금융상품연구소 상품리서치 팀장,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팀장 등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삼성증권 갤러리아 지점장을 거쳐 작년 말부터 솔루션, 컨설팅 PB교육, 콘텐츠(은퇴학교) 파트의 10명 인력으로 구성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신 소장은 은퇴학교의 성공을 바탕으로 ‘100세 시대를 위한 자산힐링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신소장은 특히 "올해는 은퇴학교 뿐 아니라 솔루션 개발과 프라이빗 뱅커(PB)들의 컨설팅 역량을 높이는데도 초점을 맞출 생각"이라고 밝혔다.

애초 은퇴설계연구소가 지난 2006년 만들어진 PB 연구소에서 이름을 바꾸고 2010년 12월 독립했기에 이 뿌리를 토대로 '솔루션'을 특화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방법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신 소장은 "세대별로 모으는 부분, 불리는 부분, 나눠 쓰는 부분으로 세분화해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개인연금과 관련해 연령별로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운영할지에 대해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회 초년생에 대해서는 “퇴직 시기와 수명과의 간격이 워낙 길기 때문에 일을 오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평생직업‘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리서치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개인 스터디나 직장 내 커뮤니티 활동으로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무적인 면에서는 “급여의 약 9% 중 4.5%를 국민연금 보험료로 회사에서 부담하는데, 회사에서 내는 이 돈을 내가 개인적으로 따로 모은다고 생각하라”며 은퇴자금을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쌓아갈 것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개인 재무제표를 1년에 한 번씩 만들어 매년 점검하는 방식으로 은퇴를 장기적으로 준비해나가야 한다는 매우 세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황은미 세계파이낸스 기자 hemked@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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