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TM없이 상담원 고용유지" VS 보험사 "영업없이 고용 힘들어"

TM 영업 중단에도 장기 휴가 등 상담원 조직 유지


금융당국이 금융사 전화영업 중단에도 상담원 고용 유지를 당부했다. 정보유출 사태 수습을 위해 텔레마케팅(TM:전화영업)을 제한했지만, 한시적 정책 때문에 상담원의 생계가 곤란해져서는 안된다는 것. 

하지만 보험사들은 TM영업은 중단한 채 고용은 그대로 유지하기란 어렵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카드사 정보 유출과 개인 정보 불법 유통 단속에 따른 후속 조치인 TM영업 중단에 부작용이 나오자 긴급 지도에 나섰다. 현재 전화 상담원 수는 금융위원회 집계 기준 카드 8000명, 보험 3만명 가량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3월까지 한시적 영업제한 조치인 만큼 금융사들이 텔레마케터를 해고하지 말고 고용을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의 급박한 영업 제한 조치에 보험사와 상담원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전화 상담원들은 대부분 기본급과 영업 실적으로 이뤄진 수당을 받아 생계를 이어가는 데 이러한 영업 구조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전화 영업 비중이 높은 AIA생명, 라이나생명, AIG손보, 에이스화재 등은 TM영업 일시 중단에 영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사태 수습과 고객 안정이 최우선이기는 하지만, 갑작스런 영업 중지와 그럼에도 상담원 고용은 유지하는 정책 지도가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상담원도 업무에 따라 기본급이 다르게 책정되는데 당국은 150~200만원대의 기본급으로 두루뭉술하게 언급하고 있다"면서 "또한 보험사는 영업을 기본 전제로 유지되고 있는데 일을 중단하고 기본급을 제공하는 것은 다른 직원들과 비교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사가 고통 분담 차원에서 텔레마케팅 조직을 유지하도록 강력히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사는 TM 영업 제한이 풀릴 때까지 텔레마케터에 대한 재교육 또는 장기 휴가 등을 통해 조직을 일단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일부 보험사는 TM영업 전략 개편을 검토 중이다.

김남희 세계파이낸스 기자 nina1980@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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