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투자 삼성·현대차에 쏠려

주요 대기업의 경제력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 총주식 투자액의 38%가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에 몰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개별 기업으로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지분 평가액이 각각 19.1%, 4.3%로 1, 2위를 기록, 국민연금의 투자 '쏠림'이 두드러졌다.

18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업체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16일 현재 국민연금공단의 투자 공시와 국내 500대 기업의 정기공시를 토대로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평가액을 조사한 결과 5% 이상 투자한 기업은 총 137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은 지분 5%를 넘겨 투자하게 되면 분기별로 내용을 공시하게 돼 있다.

137개사에 대한 투자액은 총 59조6306억원으로 이는 국민연금 총 주식투자 평가액 80조3167억원(9월30일 기준)의 74.2%에 달한다.

500대 기업 내 30대 그룹으로 범위를 좁히면 73개사, 49조9652억원으로 비중은 62.2%에 달한다. 다시 10대, 5대 그룹으로 좁히면 그 비중은 각각 57.5%, 51.3%다.

국민연금 주식 투자 평가액의 절반 이상이 5대 그룹에 몰려 있는 셈이다.

이를 다시 삼성과 현대차그룹 상위 2개 그룹으로 좁혀도 비중은 37.5%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압도적 1위였다. 국민연금이 5% 이상 투자한 14개 계열사의 지분 평가액이 20조6622억원으로 전체 투자 평가 총액의 25.7%에 달했다.

국민연금은 삼성그룹 내에서도 삼성전자의 지분 7.43%를 보유, 주식 평가액이 총 15조3274억원으로 전체 주식평가액의 19.1%를 투자하고 있었다. 2위인 삼성물산(1조985억원)에 비해서도 14배나 많다.

현대차그룹은 8개 계열사가 국민연금의 5% 이상 투자를 받고 있었다. 지분평가액은 9조4415억원(11.8%)에 달했다.

이어 SK그룹 5조347억원(6.3%), LG그룹 3조8322억원(4.8%)이었다.

그다음부터는 재계 순위와 국민연금 투자액이 비례하지 않았다. 5위는 포스코(2조2233억원, 2.8%)가 차지했고 롯데그룹 1조4911억원(1.9%), 현대중공업(1조3727억원, 1.7%), KT(7962억원, 1%), CJ(7710억원, 1%), 현대백화점(5848억원, 0.7%)이 뒤를 이었다.

한화와 한진은 각각 1854억원(0.2%), 1004억원(0.1%)으로 20위, 21위에 그쳤다.

개별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자동차(3조4317억원, 4.3%), SK하이닉스(2조4839억원, 3.1%), 네이버(2조964억원, 2.6%), 현대모비스(2조77억원, 2.5%), 포스코(1조7517억원, 2.2%), LG화학(1조6153억원, 2.0%), 기아자동차(1조5755억원, 2.0%), 한국전력공사(1조1501억원, 1.4%), 삼성물산(1조985억원, 1.4%) 순이었다.

상반기(6월 28일 종가) 대비 국민연금의 투자 주식 평가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신세계로 무려 261.4%에 달했다. 국민연금이 이마트에 5% 이상 신규 투자를 진행한데다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분율을 늘렸기 때문이다.

이어 두산 102.8%, 대우조선해양 54.9%, 동부 38.1%, LS 34.0%, 금호아시아나 33.3% 등이었다.

특히 국민연금의 투자 지분이 10%를 초과하면 매매 즉시 공시하도록 했던 '10%룰' 규정이 지난 8월 29일 해제된 이후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이 10%를 넘어선 기업도 17개에 달했다.

삼성물산의 국민연금 투자 지분이 12.14%로 가장 높았으며 제일모직(11.16%), SKC(11%), 만도(10.97%), LG상사(10.68%), 동양기전(10.67%), CJ제일제당(10.59%), 풍산(10.34%), 롯데푸드(10.31%), 유한양행(10.23%), SBS(10.21%), 코오롱인더스트리(10.17%), 제일기획(10.14%), 현대건설(10.12%), LS산전(10.09%), 한세실업(10.07%), 신세계인터내셔날(10.06%) 등이 국민연금의 '총애'를 받았다.

세계파이낸스 뉴스팀 fn@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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