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價 인도네시아 '루왁 커피' 자연산 논란

사향 고양이가 커피열매를 먹고 배설한 커피콩으로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루왁 커피가 '자연산'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BBC 방송은 14일 인도네시아 루왁 커피 생산과정을 비밀 취재한 결과 루왁 커피 상당량이 닭장처럼 좁은 우리에서 사향 고양이를 사육해 생산되고 있으며 이런 커피가 '자연산'으로 둔갑, 세계 각국에 비싸게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커피 구매자로 위장해 루왁 커피를 생산하는 인도네시아 농장을 방문해 비좁은 우리에서 사육되는 사향 고양이들을 다수 확인하고 이렇게 생산된 루왁 커피가 유럽과 아시아 등지로 수출된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그러나 이들 농장에서 루왁 커피를 사들여 유통하는 업체는 사육시설은 야생환경과 같은 커피 농장에 방목하기 위해 사향 고양이를 기르는 곳이라며 사육환경에서 생산된 커피는 수출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루왁은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에 사는 야생 사향 고양이다. 루왁은 잘 익은 커피열매만을 골라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소화과정에서 외부 과육만 소화되고 내부 커피콩은 속껍질에 싸인 형태로 배설된다.

사향 고양이가 배설한 커피콩을 수거해 만든 것이 루왁 커피다. 매우 적은 양이 생산되던 루왁 커피는 방송과 영화 등에서 향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커피로 알려지면서 세계 커피 마니아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루왁 커피 생두는 국제시장에서 ㎏당 800달러 정도로 일반 커피보다 훨씬 비싸게 거래되고 있으며 BBC는 런던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루왁 커피 한잔이 60파운드(약 1만원)에 팔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야생 루왁의 배설물을 채취하는 방법으로는 루왁 커피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인도네시아 커피 농가들은 수년 전부터 루왁 사육에 나섰으며 이와 함께 동물학대 논란과 함께 '자연산' 논란도 증가하고 있다.

BBC는 소비자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도 루왁 커피를 찾는 것은 야생 사향 고양이 배설물로 만들었다는 희소성 때문이라며 사육환경에서 생산된 것을 '자연산'으로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테구 프리바디 인도네시아 루왁 커피 협회 설립자는 사육환경에서 생산된 루왁 커피를 '자연산'으로 표시하는 것은 흔치않은 일이라며 "루왁 커피를 사육환경에서 생산, 판매하는 것은 제품에 '사육 생산'으로 표시하는 한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세계파이낸스 뉴스팀 fn@segyefn.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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