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문 사태와 '라면 상무' '빵회장' 등 고위층 도덕성 문제가 드러나면서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가운데 보험업계 임원들의 도덕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 손해보험사는 성 상납 받은 의혹에 휘말린 임원이, 한 생명보험사에는 여직원 성추행 이력이 있는 임원이 버젓이 기용됐기 때문.
직원들의 팔로우십을 받아야 할 리더들의 부적절한 이력은 기업의 윤리경영과 이미지와도 연결된다. 때문에 신중한 책임자 선정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2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 중견 손해보험사 특정 부서 임원으로 선임된 A씨의 성 상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A씨는 보험사 이전 타업권 재직 시절 성 상납 받은 것에 연루돼 퇴직했다. 그는 전문분야 경력이 반영돼 여러 기업에서 활동하다 이달초 손보사 한 부서의 임원으로 기용됐다. 대주주와의 특정 관계 때문에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고위급 관계자는 "대주주가 선임한 임원이기에 어느 누구도 이 임원 이력의 문제를 지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미 당국에서도 몇번 문제를 거론했지만 임원 선임 한명 한명마다 당국의 의견이 반영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 생보사에서는 과거 여직원 성추행설에 휘말린 임원 B씨가 버젓이 활동 중이다. B씨와 같은 회사를 다닌 한 관계자는 "성추문에 대해서는 어떤 얘기도 해줄 수 없다"면서 선을 그었고 당사자 B씨는 "예전 회사 임원들 간의 대립 속에서 일방적인 모함을 받았다"고 일축했다.
현재 보험업 감독규정 시행세칙에는 보험사 임원 선임과 관련한 자격심사 기준이 마련돼 있다. 이를 기준으로 결격사유가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금하고 있다.
결격사유에는 미성년자·금치산자·한정치산자, 복권되지 않은 파산자, 금고이상의 실현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 부터 5년이 경과되지 않은 자, 법 또는 이에 상당하는 외국의 법령 그 밖의 금융관계법령에 의해 벌금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5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 5항 금고이상 형의 집행유예를 받고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 등 총 12가지 항목이 있다. 이에 벗어난 부분에 대해서 금감원은 사실상 지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한 임원 한명 한명의 과거 이력에 대해 당국이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렵다. 자칫 기업 인사에 감독당국이 나선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면서 "회사를 대표하는 대표이사는 엄선할 수 있도록 살펴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상식적으로 불미스런 이력을 가진 자가 임원으로 선임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C보험사 관계자는 "임원은 직원들의 팔로우십을 받으면서 리더십을 발휘해 조직을 지휘·관리·감독하는 위치인데 단순히 대주주와 최고 책임자 입맛대로 선임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D보험사 관계자는 "업무의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최근 고위층의 도덕성 결여가 문제 되고 있고, 직원들의 인성을 강조하는 시점에서 신중한 인재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보험사 관계자는 "경영진과 임원은 기업의 얼굴이자 이미지를 결정하는 대표 인물로 그에 알맞는 적격자가 선임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삼성그룹을 비롯한 대형 기업에서는 임원 선임 때 인물평, 업무능력, 과거 성과와 이력, 향후 활용도 정도를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희 세계파이낸스 기자 nina1980@segyefn.com